✏️ Topics
이야기가 없는 삶
이야기가 없는 삶
2011.12.27이야기가 없는 삶은 삶이 아니다. 자신에 대해 할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것은 사는 재미가 없다는 뜻이다. 모여 앉으면 누가 아파트 팔아서 돈 번 이야기나 주고받는 삶은 삶이 아니다. 자기가 찾은 작은 즐거움에 관해 가슴 벅차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삶이 진짜다. 대통령이 어쩌고, 국회의원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는 진짜 내 이갸기가 아니다. 가슴 설레는 나 자신의 이야기로 가득 찬 삶이 진짜 재미있는 삶이다. 김정운
소통의 부재와 한국 남자들의 에로티시즘 왜곡
소통의 부재와 한국 남자들의 에로티시즘 왜곡
2011.12.26자신이 현재 느끼는 감정을 똑같이 느끼는 또 다른 존재가 세상에 있다는 사실로 부터 인간의 의사소통 행위는 시작된다. 그러나 소통이 어려워질수록 인간은 불안해진다. 이 불안함을 극복하는 방법은 지극히 원초적인 방법으로 나타난다. 어머니의 가슴에서 완벽했던 정서의 소통 경험에 대한 기억이 큰 가슴으로의 열광으로 이어지고, 소통 행위의 부재로 야기된 불안을 ‘자학적 존재 확인' 즉 마라톤으로 회복하려 하고, 맨정신으로 서로 멀뚱멀뚱바라보며 이야기를 주고 받고 정서를 공유하는 것이 두려워 취하기 위해 폭탄주를 마신다. 그리고 삶이 재미없는 이 땅의 사내들이 몰두하는 새로운 현상이 있다. 스포츠 마사지, 각종 스파 시설로 부터 안마시술소, 퇴폐이발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피부를 자극하는 서비스 산업의 엄..
아침형 인간의 오류
아침형 인간의 오류
2011.12.26역사상 대한민국 같은 경우는 없다. 이렇게 짧은 기간, 이렇게 우뚝 선 나라는 없다. 충분히 자랑스럽다. 하지만, 그건 거기까지다. 빨리 흥한 나라일수록 빨리 망한다. 정말이다. 아이들의 세계사 책의 연보만 살펴봐도 이는 분명해진다. 왜 그럴까? 한 시대를 발전시켰던 동력은 그 다음 시대에는 발전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이를 가리켜 프랑크푸르트학파는 ‘역사의 변증법' 이라고 했다. 근대성이라는 역사적 발전을 가능케 했으나 새로운 시대정신에 미치치 못한 유럽의 ‘계몽주의’는 결국 나치즘이라는 야만의 형태로 몰락했다. 마찬가지다. 20세기 후반, 역사상 유례없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능케 했던 동력은 다음 시대의 발목을 잡게 되어 있다. 산업사회의 압축성장을 가능케 했던, ‘근면, 성실'이라는 가치가 새로운..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후회'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는 '후회'
2011.12.25인간은 항상 후회하며 산다. "후회 없는 삶을 살아라"라는 어른들의 충고는 심리학적으로 보면 틀려도 한참 틀린 이야기다. 후회 없는 삶이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매 순간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는 것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후회하게 되어 있다. 후회한다는 것은 내가 '주체적인 삶'을 살았다는 뜻이다. 내가 행한 일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었다면 후회란 있을 수 없다. 내 삶의 주인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은 후회라는 부작용을 낳게 되어 있다. 후회는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심리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결정적인 기능을 한다. 외부로부터 병균이 우리 몸에 침입 했을 때 몸의 면역세포가 분주히 활동하여 몸의 건강을 지켜내는 것처럼, 후회는 정신적인 병이 들지 않도록 우리 마..
정서공유
정서공유
2011.12.25인간의 뇌 속에서는 ‘거울 뉴런'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타인의 정서를 흉내 낼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다. 아무 생각 없는 갓난아이도 엄마의 특정한 얼굴 표정을 흉내 낼 수 있다. 생후 수개월부터 상대방 얼굴의 정서적 표현을 적극적으로 흉내 내기 시작한다. 정서를 공유하는 일은 인간이 가진 가장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이다.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서로의 ‘정서'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사람일지라도, 동일한 정서를 느끼는 경험을 통해 동일한 의미를 유추해내는 의미 공유의 능력이 발달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사소통 능력을 거울 뉴런의 기능을 통해 서로의 정서를 흉내 내는 것부터 출발한다. 김정운
선배들의 인생조언 10가지
선배들의 인생조언 10가지
2011.12.17게임보다는 독서를, 인터넷 서핑보다는 신문 읽기를, TV시청보다는 영화감상을, 공상보다는 사색(思索)을, 수다보다는 대화를, 골프보다는 걷기를, 다이어트 보다는 운동을, 사우나보다는 반신욕을, 늦잠보다는 피로를 푸는 토막잠을, 취하기 위해서가 아닌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술을. 김난도, 中
김어준이 말하는 정치
김어준이 말하는 정치
2011.11.24정치를 이해하려면 결국 인간을 이해해야 하고 인간을 이해하려면 단일 학문으로는 안 된다. 인간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팩트와 가치와 논리와 감성과 무의식과 맥락과 그가 속한 상황과 그 상황을 지배하는 프레임과 그로 인한 이해득실에 따른 공포와 욕망, 그 모두를 동시에 같은 크기로 받아들여야 한다. 김어준, 中
[김어준어록] 독재자
[김어준어록] 독재자
2011.11.24사람들은 독재자를 싫어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정서적으로 대단히 끌리는 측면이 있어. 독재자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해서 고단한 삶을, 일정한 삶의 양식만을 허용함으로써 일거에 단순화시키는 미덕이 있다. 나보다 큰 존재가 내 삶의 불확실성을 제거해 주는 거지. 그리고 내가 먹을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정확하게 한계 지어줘. 그럼 내가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만 알면 내가 먹을 수 있는 것의 바운더리가 정해지지. 그래서 내가 먹을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지. 김어준, 中
[김어준어록] 투표의 의미
[김어준어록] 투표의 의미
2011.11.24좋은 정치가 결국 그거야. 사람들은 그걸 깨닫고 있다…… 인간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게 뭔지, 그 결과가 어떤 건지 알게 됐다. 그걸 이념이나 학습이 아니라 내 몸으로, 생활에서 느끼게 됐다고. 정치를 이해하지 못하면 내 생활의 스트레스, 그 근본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됐어. 그러니까 투표는 사실 민주주의를 위한 게 아니야. 그런 건 교과서에 있는 이야기야. 투표는 내 스트레스의 근원을 줄이려는 노력이야. 그게 줄어야 내가 행복하니까. 김어준, 中
[김어준어록] 빨리빨리병
[김어준어록] 빨리빨리병
2011.11.24자원 부족한 좁은 땅덩어리에 갇혀 남북으로 대치하며 살다 보니 사회적 긴장도가 매우 높고, 여기 우 편향의 정치 지형과 개발 독재의 트라우마까지 더해져 불안한 생존 본능이 여타 국가의 평균치를 훨씬 상회하는 커뮤니티가 되었지. 그런 무한 경쟁의 폐쇄 공간이 불러일으키는 초조함과 조급함은 '빨리빨리병'을 만들어냈고. 김어준, 中
[김어준어록] 단절된 공간과 섬나라 의식
[김어준어록] 단절된 공간과 섬나라 의식
2011.11.24우린 섬이 아닌데도 섬처럼 사고하잖아. 그럴 수밖에 없어. 삼면이 바다이고 나머지 한 면은 벽이니까. 분명 육지로는 이어져 있는데 '프랑스에 차를 타고 대륙을 횡단해 가봐야겠다.', 이런 상상이 불가능하잖아. 그래서 항상 우린 세계를 우리와 별도의 공간으로 인지하지. 세계는 서울로, 서울은 세계로. 이런 구호. 조금만 생각해 보면 웃긴 말이라고. 그럼 우린 화성인인가(ㅋㅋ) 우리도 세계 속에 있어. 그런데 자꾸 세계로 가자고 하잖아. 세계가 우리만 달랑 빼놓고 나머지들끼리 모여 따로 특설 링 만들었냐고. 그런데 우린 그렇게 생각하거든. 섬나라 의식이지. 세계는 우리 바깥에 존재하는 거야. 예를 들어 북쪽엔 스웨덴 핀란드가 있고, 남쪽엔 벨기에 프랑스, 동쪽엔 룩셈부르크 독일이 있는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아..
[김어준어록] 권력
[김어준어록] 권력
2011.11.24권력의 진짜 힘은 누구를 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충분히 칠 만한 정보를 가지고도 치지 않는 데 있는 거거든. 권력이 누군가를 치려고 하면, 원래 같은 편이었던 자들은 사생결단으로 덤빈다고. 하지만 그런 정보를 가지고도 치지 않으면, 그자는 철저한 권력의 하수인이 되는 거지. 김어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