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항상 후회하며 산다. "후회 없는 삶을 살아라"라는 어른들의 충고는 심리학적으로 보면 틀려도 한참 틀린 이야기다. 후회 없는 삶이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매 순간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다. 내가 선택하지 않는 것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후회하게 되어 있다. 후회한다는 것은 내가 '주체적인 삶'을 살았다는 뜻이다. 내가 행한 일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이었다면 후회란 있을 수 없다. 내 삶의 주인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은 후회라는 부작용을 낳게 되어 있다.
후회는 나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심리적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결정적인 기능을 한다. 외부로부터 병균이 우리 몸에 침입 했을 때 몸의 면역세포가 분주히 활동하여 몸의 건강을 지켜내는 것처럼, 후회는 정신적인 병이 들지 않도록 우리 마음을 지켜내는 심리적 면역체계로 기능한다. 그래서 인간은 후회를 할 수밖에 없고 또 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