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의 가장 역사적인 찻집

마펑워 여행 App에서 청두 여행기를 찾아보다 우연히 발견한 찻집이다. 100년의 역사와 공간이 변함없이 묻어 있다는 설명과 1선~2선 도심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중국스러운 사진들을 보며 한치의 고민 없이 꼭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청두 도심에서 20km 정도 떨어져 있고 교통편도 다소 불편하기 때문에 반나절 정도 여유로운 일정으로 가면 좋다. 펑쩐읍에 있어 보통 "펑쩐 찻집"으로 부른다. 중국어 명칭은 "彭镇观音阁老茶社". 알고 보니 백종원도 다녀갔다. 많진 않지만 네이버 블로그 여행기도 종종 보인다. 

 

펑쩐 찻집은 100년 전 명나라의 낡은 천두식 건축물을 찻집으로 쓰기 시작한 뒤로 현재까지 세월의 풍파를 그대로 남겨둬 유명해진 곳이다. 중국도 레트로 바람이 부나 보다. 현지인들은 이곳을 "관음각"이라고 부른다. 약 100년 전 펑쩐읍에 큰 화재가 발생했는데, 신기하게 이 건물만 안 타고 남았다고 한다. 이를 두고 마을 사람들은 관음보살이 딛고 있는 곳이라 여겨 "관음각"으로 부르기 시작했다.

 

 

청두 도심에서 조금 멀기 때문에 택시 타는게 가장 편하다. 3호선 东升 역에서 03s나, 04s 버스를 타고 彭镇大桥站 역에서 내려 걸어가는 방법도 있다. 날씨가 좋다면 역에서 공유 자전거를 타고 가도 좋다. 5~6km 정도 타야 하니 덥거나 추울 땐 살짝 무리다. 영업시간은 아침 5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중무휴다. 

 


 

 

东升 역 입구

3호선 东升站 역 입구 풍경. 수 많은 공유 자전거가 보인다. 청두는 하뤄단처(哈罗单车), 칭쥐단처(青桔单车)가 제일 많다. 노란색의 오포(ofo)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이젠 볼 수 없다. 하뤄단처는 알리페이 미니앱으로도 이용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제일 선호한다. 펑쩐 찻집에서 음식이나 디저트는 팔지 않기 때문에 역 근처에서 해바라기씨나 과일 같은걸 사가면 좋다. 찻집 안에서 먹을 수 있다. 

 

관음각 입구에 붙어있는 심플한 메뉴. 차(茶) 10위안, 촬영 10위안.
꾸밈없는 테이블, 액자
허름한 벽 곳곳에서 볼 수 있는 홍위병 그림
온통 마오뿐이다.
천안문에도 걸려 있는 마오 초상화
20년은 쓴 것 같은 낡은 주전자. 청두 특유의 찻잔인 개완차(盖碗茶)도 보인다
이곳은 아직도 연탄을 이용한다. 익숙하면서 생소하다. 

 

관음각 분위기 때문인지 사진 작가들이 많이 보인다. 심지어 웨딩촬영도 여기서 한다고.
주인 아저씨의 비츠 헤드폰이 인상적이다.
우아한 차 따르기, 연습 꽤나 하신 것 같은 포즈다.
사진찍는 사람이 많은걸 인식해서(?)인지 요청하지 않아도 저런 포즈가 나온다. 진정한 청두의 "핵인싸"다.

 

노련한 귀청소
얼핏 보면 오해할 수도 있는 머리감기

펑쩐 찻집 뒷문으로 나와 우측을 보면 이발하거나 귀 청소하는 현지인 모습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청두식 뷰티숍이다(?). 펑전 찻집도 주인아저씨에게 말하면 귀 청소를 받을 수 있다. 귀가 간지러운 분들은 청두로 가보시길. 

 

야외 테이블에서 쾌반(快板)을 즐기는 중년부부
리얼한 표정

 

정색, 짜증, 화난 얼굴로 가득한 한국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중년 부부의 흥겨운 모습. 영상속 리듬은 중국 설창(说唱) 문예의 일종인 쾌반(快板)이다. 어느 지역 사람이든 각자의 고민과 무거운 짐을 앉고 살아가겠지만, 청두에서 마주친 유유한 중년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삶을 즐기는 것 같다.

 

💡 미립자 팁 : 화장실 가거나 잠시 부재중일땐 찻잔의 받침대를 빼놓고 가면 된다. 손님이 아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찻잔이 치워져 있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 Shot on iPhone8 Plus + VS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