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Da Kraplak on Unsplash

All-in-one workspace를 지향하는 노션은 단순한 노트 작성부터 할 일, 위키, 칸반 보드, 데이터베이스 등을 총망라했다. 이런 다양한 기능 때문에 한 문장만으론 노션을 설명하기 참 어렵다. "풍부한 표현 능력을 블록(Block)으로 포장하여 프로그래밍을 모르는 사람들도 레고처럼 자유롭게 조립하여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면 좀 더 이해하기 쉽지 않을까.   

 

필자가 생각하는 노션의 정의는 3단계 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각 단계의 핵심 비전인 '생각을 위한 도구'는 변하지 않는다. 'tools for thought'는 Ivan Zhao(노션 창업자)의 트위터 프로필 메시지기도 하다. 

 

  • 1단계. 아이디어 구현
  • 2단계. 구체화 : a unified tool for notes, tasks, wikis, and databases.
  • 3단계. 확장 : Notion is a toolbox of software building blocks that let you manage your life and work however you find most useful (최근 노션 채용 공고中)

 

도구(tool)에서 도구 상자(toolbox)로의 변화는 "생선을 주는 것보다 낚시 방법을 가르치는 게 낫다"는 철학을 떠올리게 한다. 

 

 

Notion 2.0


  • a unified tool for notes, tasks, wikis, and databases.
    노트, 태스크, 위키 그리고 데이터베이스를 위한 통합 도구
  • Challenge the status quo of "software as silos".
    소프트웨어 사일로(고립) 현상에 대한 도전
  • Goal = Make for a post-file, post-MS Office world.
    목표 = 포스트 문서보관함, 포스트 MS 오피스의 세계
  • the future = More bundling, more polishing.
    미래 = 더 많은 통합과 최적화

 

 

노션 공식 페이지를 보면 Notion이 탄생한 스토리를 친절하게 설명해놨다. 그중 글쓰기(타자기→문서 편집기)와 저장(문서 보관함→폴더/DB) 영역은 1800년대부터 지금까지 근본적으로 별로 변한 게 없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구글 독스나 드롭박스 역시 효과적인 솔루션을 제안하지 못했다. 

 

이 관점으로 봤을 때 노션의 제품 디자인에 묻어난 고민의 흔적은 충분히 심오해 보인다. 

 

  • 산업혁명 시대엔 타자기와 문서 보관함을 통해 정보 식별과 파일 저장 문제를 해결했다.
  • 1970대부터 선구자들에 의해 컴퓨터를 디지털 연산을 넘어서는 기계로 간주하기 시작한다. 그들은 컴퓨터를 통해 상상력을 확장하고(Alan Kay), 지능을 향상하며(Douglas Engelbart), 우리의 생각을 종이 매개 밖으로 확장하는(Ted Nelsen) 미래를 구상한다. 
  • 구글 문서는 타자기를 공동 작업 공간으로 만들고, 드롭박스는 문서 보관함을 클라우드로 가져왔지만, 문서 작성이나 저장 영역에서 근본적인 발전을 이뤄내진 못했다. 
  • 그래서 노션은 문서, 파일, 위키, 할 일 등 수십 가지 기능을 레고와 같은 모듈로 추상화하고, 한 공간에서 자유롭게 조립하는 비전을 제시한다. 

 

 

노션 뒤에 숨겨진 선구자들


 

아래 인물들의 사상은 노션의 디자인 이념에 큰 영향을 끼쳤다. 

 

Alan Kay (앨런 케이)

 

 출처 : ACM

The best way to predict the future is to invent it.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것을 창조하는 것이다. 

 

앨런 케이가 했던 유명한 말이다. 스티브 잡스 조차 그의 말을 자주 인용했다. 그가 하는 발언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쳤는데, Bret Victor 같은 iPhone, iOS 핵심 디자이너들이 모두 그의 열렬한 신도들이다. 그의 견해와 관련한 글은 링크(영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앨런 케이는 '생물학'에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 점은 바이트댄스(틱톡 개발/운영사) CEO인 장이밍과 매우 비슷하다. 컴퓨터 시스템의 일부 문제를 생물학에 비유하여 생물학의 우아한 디자인 방법을 벤치마킹했다. 그는 Context(환경)에도 주목했다. <The Power of Context>는 당시 그가 Xerox PARC와 ARPA의 연구개발 환경을 회고하며 쓴 글이다. "비전은 목표보다 중요하다", "프로젝트가 아닌 사람에게 투자한다"가 그곳에서의 가장 큰 수확이라며, 결과적으로 걸출한 인재들을 끌어모았으며 이들이 서로 다른 관점을 만들고, 이 다른 관점은 일의 진전을 이루는 데 있어 필수조건이라고 했다. 

 

A point of view worth more than 80 IQ points
관점은 IQ 80보다 높은 가치를 갖는다

 

대표적인 천재의 아이콘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매우 높은 IQ를 가지고 있었고, 수많은 발명품을 구상했다. 자동차 왕이라 불리는 헨리 포드는 적절한 시기에 태어나 충분한 지식을 이용해 자동차를 대량 생산하여 인류의 교통수단을 변화시켰다. 반대로 다빈치는 그가 구상한 발명품을 실현하지는 못했다. 결국 지식이 IQ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Knowledge > IQ)

 

오늘날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은 지식을 알고 있지만, 문제는 일부 지식은 결코 좋다고만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식은 옳을 때도 있지만 틀릴 때도 있는 가변성을 지녔다. 지식보다 더 강력한 건 뉴턴의 미적분법 같은 우리의 생각과 관념의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관점(Outlook)이다. 이는 현재 평범한 고등학생들이 뉴턴 시대 이전에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상상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Outlook > Knowledge)

 

그래서 지능보단 지식이, 지식보단 관점이 중요한 것이다. 

Outlook 관점 > Knowledge 지식 > IQ 지능

 

📌 관련 링크

 

Douglas Engelbart (더글러스 엥겔바트)

 

출처 : History-Computer

더글러스 엥겔바트는 마우스를 고안한 발명가로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이외에도 그는 여러 신분을 가지고 활동했는데, GUI와 하이퍼링크의 선봉장이자 미국에 큰 영향을 준 인류 지능 향상(Augmenting the Human Intellect) 프로젝트를 시작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60년대엔 컴퓨터를 이용해 온라인 회의와 협업을 시도했던 선구적 인물이다. 

 

그는 기술 영역에서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968년 가을에 열린 컴퓨터 컨퍼런스에서 NLS(oN-Line System)라는 혁명적인 시스템을 선보인다. 이 장치는 그래픽 인터페이스, 워드 프로세싱(문자처리), 하이퍼링크, 협업용 워드프로세싱 그리고 30마일 떨어진 곳에서도 가능한 영상 회의 기능을 포함한다. 1968년의 이 시연은 오늘날 "The Mother of All Demos"라고 불리며 60년대 자유주의와 해커 문화의 정점을 찍는다. 이 행사의 기획자이자 주최자인 Stewart Brand는 같은 해 <Whole Earth Catalog>라는 매거진을 창립한다. 

 

augment intellect에 관해 그의 논문엔 아래와 같이 쓰여 있다. 

인간의 지능 향상을 통해, 즉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필요에 따라 문제를 이해하며, 해결책을 추론하는 능력 향상을 의미한다. 우리는 특정 상황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개별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것은 기술, 기호, 방법 및 강력한 전자(电子)의 지원과 직감, 실험적, 무형의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 결합을 토대로 한 새로운 생활 방식을 의미한다. 
- < Augmenting Human Intellect>

 

1950년 12월, 청혼에 성공한 그는 안정적인 직장, 결혼, 행복한 삶 이외의 다른 목표가 있음을 깨닫는다. 결혼 후 수개월에 걸쳐 그는 생각의 결과를 5가지로 정리한다. 

  1. 더 나은 세계를 위한 일에 집중한다.
  2.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건 집단이 협력한 결과다. 
  3.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집단적 지혜를 이용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4. 인간의 집단 지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면, 모든 중요한 문제에 대한 해결을 추진할 수 있다.
  5. 컴퓨터는 이러한 인류의 능력을 크게 향상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 관련 링크

 

Ted Nelson (테드 넬슨)

 

출처 : hcipioneers

정보 기술의 선구자였던 테드 넬슨은 하이퍼텍스트(Hypertext)와 하이퍼미디어(Hypermedia)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논란이 많은 인물이었지만 그의 초심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공감한다. 테드 넬슨 생의 대부분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을 연구하는데 쏟았다.

 

제너두 프로젝트(Project Xanadu)

노션은 생각과 아이디어 표현에 관한 많은 부분을 제너두 프로젝트에서 참고했다. 제너두 계획이라고도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테드 넬슨이 주도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하이퍼텍스트란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하지만 그가 구상한 하이퍼텍스트 시스템과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단방향 링크의 하이퍼텍스트 시스템인 월드 와이드 웹과는 많이 다르다. 제너두 연구는 1960년도에 시작했지만 1998년에서야 소스코드를 공개할 수 있었던 최장기 프로젝트다. 제너두 개발이 조금만 빨랐다면 인터넷을 구성하는 기본 시스템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50여 년 동안 넬슨은 마치 평행 우주에 살고 있는 돈키호테처럼 그가 마음속에 그려왔던 디지털 무릉도원을 위해 일생을 바쳐왔다. 

 

제너두 프로젝트의 코멘트/주석

  • 무엇이든 표기할 수 있어야 한다. 
  • 무엇이든 메모할 수 있어야 한다. 
  • 무엇이든 주석을 달 수 있어야 한다.
  • 시각화된 방식으로 관련 내용을 표시해야 한다.

 

제너두 프로젝트의 하이퍼텍스트/링크

  • 피인용자의 승인
  • 끊어지지 않는 링크
  • 더 간단하고 느슨한 저작권 계약
  • 양방향 링크
  • 연결된 문서의 원본 대조
  • 강화된 버전 관리
  • 증분 발행(유효 링크 내용에 대한 추가/수정)

 

그가 제시한 이 아이디어는 50년 전에 나온 것들이며, 현재 노션을 구성하는 일부 핵심과 궤를 함께한다. 

제너두 프로젝트는 2014년 데모 버전을 발표했다. 

 

Expand our thoughts far beyond text on paper

테드 넬슨은 콘텐츠(content)가 구조(structure)에서 분리되길 원했다. 그럼 동일한 콘텐츠라도 여러 구조를 가질 수 있고, 독자와 저자의 필요에 따라 서로 다른 시각에서 콘텐츠를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소프트웨어를 영화에 비유하는 걸 좋아했는데, 소프트웨어가 가진 대화형(인터렉션) 특성 외에도 스크린의 이벤트가 보는 사람의 기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테드 넬슨은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영화 제작의 일부로 간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식자공(typerstters)과 기자(저자)의 관계를 언급하며(vacuous victory of typesetters over authors) 기계를 다룰 수 있던 사진기사들이 초기 영화 제작을 담당했던 것처럼, 프로그래밍 언어를 쓸 수 있는 사람들에게 웹/소프트웨어 디자인을 맡기는 것에 비유했다. 

 

🔎 인쇄를 위해 활자를 배열하는 식자공은 문해력, 판단력 등을 요하는 고도의 숙련 노동자다. 특히 1분 1초를 다투는 신문 인쇄에서 속보 등을 빠르게 내보내야 할 때가 많아 임시 편집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전문직으로 취급받던 식자공은 컴퓨터 조판 방식 시스템이 나오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마치며


Notion은 물론 Airtable 역시 테드 넬슨의 아이디어를 흡수하고 실천했다. 이 아이디어는 그의 저서 <Computer Lib/Dream Machines>에 고스란히 녹아져 있다. 테드 넬슨의 비전은 "생각과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더 나은 방법을 세상에 제공"하는 것이었다. 

도구는 창작 과정에서 생각을 제한하거나 축소시키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창작자나 그들의 창작 활동에 자유로운 도구를 제공하며, 누구나 이 도구를 사용하여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창작을 완성하길 바란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비전이다. 
Our mission is to democratize software creation by enabling anyone to build the tools that meet their needs.
- Airtable

 

 

번외 


Ivan Zhao

 

노션 공동 창업자이자 디자이너인 Ivan Zhao

프로필

  • 1987년 : 중국 출생
  • 초등학교 : 프로그래밍 시작
  • 중학교 : 청화대학 부속중학교
  • 고등학교 : 캐나다 이민
  • 대학교 :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디자인 독학, 사진취미(Contax T2?)
  • 2011년 : Inkling 근무, Habitat 디자인
  • 2013년 : 7월 Notion 창립
  • 2014년 : 위기 직면 후 회사 폐업, 기술 파트너와 함께 일본 교토에서 제품 재구성
  • 2015년 : Product Hunt에 0.5 베타 버전 공개
  • 2016년 : 8월, Notion 0.1 정식 버전 릴리즈
  • 2018년 : 3월 2.0 버전 릴리즈, 데이터베이스 기능 도입

 

Ivan Zhao의 관점

  • 창작은 가장 좋은 학습 방식이다 (Learning by making)
  • Old Office는 진화되어 온 것이지만, 최선의 디자인이 아니다. Notion은 역사의 짐을 내려놓고 디자인한 제품이다.
  • New Office = Slack(the former pipe) + Notion(the latter power)
  • 영감은 역사 속에 있다. 초기 컴퓨터 개척자들의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얻었다.
  • 내가(Ivan Zhao) 하는 일이 혁신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역사를 복각할 뿐이다.

 

Ivan Zhao 인터뷰 기사

 

Ivan Zhao 관련 링크

 

디자인 스타일

키워드

 

문화

  • One thing I personally do is go on Dribbble and look at what's popular. And then I consciously don't do that
    드리블에서 인기 있는 것을 살펴본 뒤 의식적으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내가 하는 일 중 하나다. 
  • Create many variations, then choose one
    많은 변화를 만들고, 그중 한 가지를 선택한다.
  • Give people tools that help them think, not just do
    사람들이 생각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도구를 제공한다.
  • Build institutional knowledge as you go
    끊임없는 지식의 축적과 구축

 


Product Thinking 글 번역/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