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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Rebecca Aldama on Unsplash

 

스타벅스가 발행한 기프트카드(선불카드)에 일정 금액을 충전하고, 고객들은 이 카드로 커피를 구매할 수 있다. 현재 스타벅스의 모든 기프트카드 잔액을 합하면 16억 달러에 이른다. 이는 기프트카드를 구매한 고객이 스타벅스에게 16억 달러를, 그것도 "무료"로 대출해준 셈이다.

 

물론 고객을 통해 무료 대출을 받는 회사는 스타벅스뿐만 아니다. 페이팔(Paypal) 역시 마찬가지다. 페이팔에 잔액을 둔 고객은 실상 페이팔의 채권자다. 페이팔의 고객 차입금은 현재 2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스타벅스와 마찬가지로 페이팔 역시 고객에게 어떠한 이자도 지불하지 않는다. 

 

그러나 페이팔은 이 돈을 은행에 넣어둬야 한다. 고객들이 인출해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반대로 스타벅스 기프트카드는 커피만 살 수 있기 때문에 기프트카드 잔액은 언제든 필요한 곳에 사용할 수 있다.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긴 시간이 지났다고 이를 잊어버리거나 하는 은행은 세상에 없다. 그러나 스타벅스 카드는 다르다. 만약 고객들이 선불카드에 충전한 돈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잊혀질 가능성이 높다. 즉 많은 고객들의 기프트카드 잔액이 곧이곧대로 방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타벅스는 일부 기프트카드 잔액(부채)이 매년 영구적으로 사라진다고 인정했다. 이를 "파손, Breakage"이라고 부르는데(카드를 앱카드에 등록하지 않아 분실한 경우) 스타벅스는 이 금액을 "수익"으로 본다. 2018년, 스타벅스 전체 기프트카드의 약 10%인 1.55억 달러는 "파손" 금액이다. 스타벅스가 기프트카드를 통해 받은 대출의 이자는 무려 -10% 라는 소리다. 즉 돈을 빌리고서도 빌린 돈의 10%를 더 받는 셈이다.

 

스타벅스는 고객들이 선불카드를 사용하고 더 많은 돈을 충전하도록 장려한다. 그래서 고안한게 바로 "별" 적립이다. 선불카드로 커피를 구매한 고객에게 "별"을 적립해주는 시스템이다. 고객들은 일정한 "별"이 쌓이면 무료 커피를 먹을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다른 상점들도 스타벅스 같은 기프트카드 시스템을 원한다. 그러기 위해선 스타벅스처럼 크고, 많은 오프라인 체인을 보유해야 한다. 월마트가 좋은 예다. 월마트는 스타벅스보다 월등히 크고, 기프트카드의 잔액 역시 훨씬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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