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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F ® u i t y

 

변화 없는 안락함이 권태로워질 때는 관심을 쏟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해 지곤 한다. 
어떠한 것이 그 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까?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 


때때로 우리는 소비라는 형태로 그 탈출구를 만든다. 아침에 내려서 차게 식혀 놓은 커피가 냉장고에 있음에도, 굳이 집 앞의 커피 전문점에서 커피를 사들고 들어가게 되는 것처럼. 어쩌면 나는 물질자체의 가치가 아닌 소비의 즐거움을 누리고 싶어 했던 걸지도 모른다.

 

때때로 소비는 돈 이상의 즐거움을 가지게 해 준다. 50만 원짜리의 만년필은 50만 원의 기능보다는 50만 원어치의 소비의 기쁨을 맛보게 해 줄 수 있는 것이다. 단지 물건의 쓰임이나 실용성보다는 물건이 우리에게 부여해 줄 수 있는 사회적 위치나 이미지에 기꺼이 값을 치르는 것이다. 

 

소비란 관계를 쌓아가는 것이다.

지갑 모서리에 덧대어져있는 소가죽의 색이 점점 짙어지면서 '나의 물건'이 되는 것처럼

 

글 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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