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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DanShort

간혹 단서가 부적절할 때는 소통이 어려워지게 마련이다. 이메일이나 전화 통화가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때보다 오해의 소지가 많다. 그리고 우리가 청중 앞에서 직접 이야기할 때도, 우리가 구사하는 애매한 문장들을 사람들이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실제로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데도 제대로 이해했다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목할 만한 최근의 한 연구에서는 대학생들에게 문법적으로 애매한(영어) 다음과 같은 문장들을 큰소리로 읽으라고 요구했다. "Angela shot the man with the gun" (앤젤라는 총으로 그 남자를 쏘았다) 여기서 총은 앤젤라의 살인 무기였을 수도 있고, 피해자가 마침 들고 있던 총일 수도 있다. 이 문장이 뜻하는 바가 상대방에게 성공적으로 전달되고 사람들이 얼마나 제대로 인식하는가에 초점을 맞춘 게 연구자들의 관심 주제였는데 결과는 사람들의 과제 수행이 대부분 형편없었으며, 자기가 얼마나 형편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고 한다. 피험자들이 특정 문장의 의미를 성공적으로 전달했다고 생각한 경우에도 거의 절반 정도의 상대방은 그것을 다르게 이해했다고 한다.

완벽한 언어라면, 나무 구조가 적절하게 내장된 유기체라면 이런 식의 부주의로 인한 애매함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유기체라면 수학자들이 사용하는 괄호를, 곧 객체들이 어떻게 묶을 것인지를 알려주는 상징을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을 터이기 때문이다. (2×3)+2=8이다. 그러나 2×(3+2)=10이다. 괄호를 사용한다면 "앤젤라는 총으로 그 사람을 쏘았다 (Angela shot the man) with the gun." 와 "앤젤라는 총을 든 그 사람을 쏘았다 Angela shot (the man with the gun)."의 차이가 쉽게 표현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괄호가 아무리 편리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는 잘 사용되지 않는데, 그 까닭은 우리 인간에게 우편번호 기억 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 개리 마커스, <클루지>中

 

최근 개리 마커스의 <클루지>란 책을 읽고 있다. 흥미로운 관점이 많다. 말콤 글래드웰이 쓴 저서 <블링크>의 핵심인 의식의 영역에서 장기간 축적된 정보를 끌어와 무의식에 적용시키는 내용에 반박하기도 했다. 개리 마커스는 우리 인간의 진화의 단점과 실수들 그리고 필연성, 뇌에 관한 새로운 발견과 우리에 관한 또 다른 이해, 위에서 언급했던 언어와 사고에 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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