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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사회의 발전이라는 환상으로 억눌렸던 경제생활의 덧없는 본질이 모두의 눈앞에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본질은 우리의 내면 깊숙한 곳에 감춰있던 불안을 사회 전역에 전염시켰다. 그 어느때보다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지만 불행하지 않을 사람들이 불행한 모순의 시대. 알랭 드 보통은 그의 책 «불안»에서 현대인이 만성적으로 시달리고 있는 불안의 원인을 사랑받고 싶어하는 마음, 속물근성, 기대, 비교, 능력주의에서 찾았다. 그리고 철학, 예술, 정치, 종교 등을 통해 우리가 가진 불안을 새롭게 규정하며 해결책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지배적 관념에 사로잡히는 것을 위험하게 보지만 성공과 그에따른 부의 증가를 무작정 부정하진 않는다. 

 

우리가 성공에 대한 생각을 포기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그게 반드시 본인이 생각하는 성공이어야 한다는 거죠.  자기가 원하는 걸 갖지 못하는 것도 나쁘지만 그 보다 더 나쁜 건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 지 안다고 생각했다가 그 여정의 끝에서 자기가 원한 게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닫는 겁니다.

 

알랭 드 보통이 TED 강연에서 했던 말이다. 우리의 가치, 부, 지위에 대한 요구는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그 요구를 어디서 어떻게 채울지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다. 결국 불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택하고 따르는 보편적인 가치를 거스를때 생긴다. 어떤 가치를 선택할 것인가. 그것은 우리 자신만이 알고있다. «불안»은 그 선택에 도움을 줄 책이라 자명한다.


 

속물

속물은 독립적 판단을 할 능력이 없는 데다가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갈망한다. 따라서 언론의 분위기가 그들의 사고를 결정해버리는데, 그 수준은 위험할 정도다.
- 33p

 

사치품에 대해

사치품의 역사는 탐욕의 이야기라기보다는 감정적 상처의 기록으로 읽는 것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이 역사는 남들의 경멸에 압박감을 느겨 자신에게도 사랑을 요구할 권리가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텅 빈 선반에 엄청난 것들을 전시하려 했던 사람들이 남긴 유산이기 때문이다.
- 38p

 

작은 키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 -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 - 이야말로 불안과 울화의 원천이다. 키 작은 사람이라 해도 고만고만한 사람들 사이에 살면, 키 때문에 쓸데없이 괴로워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집단의 다른 사람들의 키가 약간이라도 더 자라면, 갑자기 불안에 빠지고 불만족과 질투심을 느끼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키가 1밀리미터라도 줄어든 것이 아닌데 말이다... 우리는 자신이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만 질투한다.
- 57p

 

불평등

불평등이 사회의 일반 법칙일 때는 아무리 불평등한 측면이라도 사람들 눈길을 끌지못한다. 그러나 모든 것이 대체로 평등해지면 약간의 차이라도 눈에 띄고 만다. 그래서 풍요롭게 살아가는 민주사회의 구성원이 종종 묘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평온하고 느긋한 환경에서도 삶에 대한 혐오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 65p

 

예술

예술은 "삶의 비평"이다
- 164p

 

욕망과 불안의 반복

우리는 어떤 것을 이루고 소유하면 지속적인 만족이 보장될 것이라고 믿고 싶어 한다. 행복의 가파른 절벽을 다 기어 올라가면 넓고 높은 고원에서 계속 살게 될 것이라고 상상하고 싶어한다. 정상에 오르면 곧 불안과 욕망이 뒤엉키는 새로운 저지대로 다시 내려가야 한다고 말해주는 사람은 드물다.

인생은 하나의 불안을 다른 불안으로 대체하고, 하나의 욕망을 다른 욕망으로 대체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불안을 극복하거나 욕망을 채우려고 노력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노력은 하더라도 우리의 목표들이 약속하는 수준의 불안 해소와 평안에 이를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 247p

 

지배관념

모든 시대의 지배적 관념은 늘 지배계급의 관념이다.
- 266p

 

사회 공적 수준과 평범함에 대한 만족도

평범하다는 것이 존엄과 안락에 대한 중간적인 요구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삶을 영위한다는 의미일 때는 높은 지위에 대한 욕망이 강렬해질 수 밖에 없다.

도시의 공적인 공간이나 시설이 그 자체로 훌륭할 때에도 개인적 영광에 대한 야심은 어느 정도 줄어든다. 그냥 평범한 시민이 되는 것이 괜찮은 운명처럼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이 귀중하다는 인식을 회복할 수 있을 때, 그런 인식을 유지할 수 있는 공간과 태도를 조성할 수 있을 때, 사람들은 평범한 삶을 어둡게 보지 않는다.

이상적인 존엄과 자원의 기본적 평등 덕분에 승자 옆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공포가 제어되고 경감된다. 성공하여 피어날 것이냐 아니면 실패하여 시들 것이냐 하는 이분법의 그 가혹한 칼날도 약간은 무디어지는 것이다. 
- 308~310p

 

없을수록

사람은 없이 살 수 있는 것이 많아질수록 행복해진다. 돈이 없다는 것은 어떤 사람이 자신의 에너지를 사업 말고 다른 활동에 쏟는 쪽을 택했고, 그 과정에서 현금이 아닌 다른 것에서 부유해졌다는 뜻일 수도 있다.
- 3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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